동대문에 IT 색깔 입히는 업체들


 

패션에 정보기술 접목 경쟁력 향상 한 몫

동대문에는 수많은 디자이너와 의류 매장, 봉제공장들이 밀집해 있다. 이들은 대부분 발품을 팔아 일감을 찾는다. 하지만 이제 그럴 필요가 없다. 최근 IT(정보기술) 기술을 이용해 온라인상에서 일감을 연결시켜주거나 수출에 도움을 주는 업체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3D 가상의상 기술로 하루 만에 샘플을 제작하거나 소호 매장을 위한 지능형 ERP(전사적자원관리)를 개발해 동대문에 보급하는 IT 업체도 있다. 패션에 IT를 접목해 동대문 상권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주요 업체들과 이들의 기술을 살펴본다.

디쓰리디 – 3D 가상의상 기술

원 데이 샘플 – 3D 가상의상 기술로 하루 만에 샘플 제작
유어 마이 디자이너 – 블로그에서 품평 후 이웃이 주문한 옷 생산

디쓰리디(대표 정태섭 하지태)는 동대문의 인프라와 3D 가상의상 기술을 활용한 패션 비즈니스 플랫폼 기업이다. 이 회사가 제공하고 있는 서비스는 ‘원 데이 샘플’과 ‘유어 마이 디자이너’ 등 크게 두 가지다.

원 데이 샘플 서비스는 고객이 샘플 스케치나 사진을 가져오면 2D 패턴제작과 원단 스캔 후 3D로 가상샘플을 제작해 주는 것을 말한다. 가상샘플을 보고 디자이너가 수정을 하면 자체 또는 외주 업체를 활용해 실제 완제품을 만들어 준다.

이 모든 과정이 모바일이나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하루 만에 이루어진다. 동대문에서 디자이너가 신상품을 기획하고 실제 샘플을 만들기까지 평균 3~7일 정도 걸린다고 볼 때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한 것이다. 고객은 의류 생산 관련 지식과 장비 인프라가 없어도 제품 생산을 지원받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이 회사 고객은 대부분 동대문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 소상공인이나 신진 디자이너들이다. 설립 때부터 이들을 타깃으로 했고, 빠른 납기를 요구하는 동대문에 적합한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동대문 소상공인들이 원 데이 샘플 서비스를 활용할 경우 디자이너와 생산 커뮤니케이션 지원, 샘플제작 및 생산처 연계, 공장 라인 비수기 관리, 다품종 소량 단납기 생산 시스템 구축 등의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어 마이 디자이너는 D3D 블로그(blog.D3D.kr)에서만 서비스된다. 블로그 디자이너를 포함한 다수가 실제 옷을 만들지 않고 3D로만 여러 가지 옷을 만들어서 블로그 이웃들이 주문한 옷만 실제 생산하는 시스템이다. 서비스 순서는 인터넷과 동대문 등 전반적인 시장조사 후 트렌드 아이템을 선정하고 컬러를 조사한다. 아이템 선정 후 원단을 선택한 뒤에는 패턴과 3D 가상의상을 제작한다. 이후 SNS와 블로그로 의견을 수집해 최종 아이템을 선정, 공동구매 형식으로 주문 제작하게 된다.

디쓰리디의 궁극적인 목표는 3D 가상의상 기술을 활용한 패션 비즈니스 플랫폼 기업이다. 단순히 3D 기술을 활용한 샘플 제작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통한 정보 인프라 개발과 홀로그램을 이용한 가상 패션쇼 개최 등을 통해 사업 범위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최근에는 한국의류산업협회가 운영하는 K-패션 쇼룸 ‘르돔’에 들어선 ‘드라마 르돔(DRAMA LEDOME)’의 운영사로 선정되기도 했다. ‘드라마 르돔’은 3D 디지털 의상 제작 시스템을 체험하고 판매하는 패션 IT 체험관이다.

이 회사 하지태 대표는 “디쓰리디는 국내 최초로 동대문의 인프라와 3D 가상의상 기술을 활용한 패션 비즈니스 플랫폼 기업이자 동대문 소상공인과 함께 꿈과 비전을 실현하고 사회 공헌의 가치를 실천해 나가는 기업”이라며 “동대문에는 수많은 디자이너와 봉제공장, 쇼핑몰이 밀집해 있어 3D 가상의상 기술을 활용할 경우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해 패션산업의 경쟁력 향상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엑스엠디 – XMD SOHO

소호 매장 위한 지능형 ERP & POS 시스템
체계적인 재고 및 고객 관리 가능
모바일 앱 스타일라운지도 오픈

패션 ERP 전문기업 엑스엠디(대표 김형근 이윤정)가 소호 매장, 일명 ‘보세 매장’을 위한 지능형 ERP & POS 시스템 ‘XMD SOHO’를 개발, 새로운 시장 공략에 나섰다. 엑스엠디는 현재 300여개 기업, 1만여 개 매장에 임대형 ERP(전사적자원관리) 시스템 ‘XMD’를 공급하고 있다. 지난 15년간 의류 & 잡화 브랜드 등 주로 프랜차이즈 기업들을 대상으로 ERP를 공급해왔지만 최근 소호 매장들이 급격히 늘어남에 따라 이 시장을 위한 새로운 시스템을 선보이기로 한 것이다.

이 회사 김형근 대표는 “최근 들어 로드샵 형태의 소호 매장들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지만 프랜차이즈 기업들에 비해 재고나 고객 관리에 대한 시스템이 턱없이 부족하다”며 “XMD SOHO를 통해 소호 매장들도 체계적인 재고 및 고객 관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XMD SOHO의 핵심 기능은 크게 4가지다. 첫 번째로 ‘똑똑한 매출 분석’ 기능이다. 스타일, 사입처, 상품별로 Best & Worst 상품 및 원가회수율과 재고회전율을 자동 분석해 효율적인 사입과 물량 운용이 가능하다. 또 효율적인 재고 관리를 위해 기간 대비 판매량을 바탕으로 리오더 및 할인 시점을 자동 추천하는 시스템을 탑재했다.

두 번째로는 ‘MD 허브 센터’ 구축이다. 소호 매장들이 가장 눈 여겨 볼만한 기능이다. 엑스엠디는 소호 매장들이 보다 체계적인 MD가 가능하도록 ‘스타일라운지’라는 모바일 앱을 오픈했다. ‘스타일라운지’는 동대문 시장에서 새롭게 출시되는 신상품들을 매일 스튜디오에서 촬영하여 업로드 해 소호 매장들이 매장에서 판매할 상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만든 플랫폼이다.

현재 ‘스타일라운지’에서는 500여개의 엄선된 도매처가 상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소호 매장에서 구매한 상품에 대해서는 매장 점주들에게 고품질의 상품 이미지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아울러 ‘스타일라운지’에 입점한 도매집에는 엑스엠디에서 추가로 개발 중인 XMD 도매 POS를 무료로 배포할 계획이다.

세 번째로 ‘다양한 O2O 서비스’ 기능이다. XMD SOHO에는 일괄 상품 등록과 통합 주문 수집 기능을 탑재하고 있어 여러 온라인 쇼핑몰을 동시에 운영할 수 있다. 또한 다이소의 ‘위포인트’ 서비스와 제휴를 통해 고객 멤버십 공동 사용이 가능하다.

네 번째로는 ‘글로벌형 오픈 시스템’이다. 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어 등 현재 4개국 언어의 버전이 개발돼 다국어/환율 변환 기능이 가능하며, 윈도우, iOS, 안드로이드 등 웹 기반의 멀티 브라우저 지원으로 제약이 없다.

김 대표는 “동대문을 중심으로 하는 수많은 도매 매장 및 전국의 소호 매장들에게 IT를 접목시켜 보다 효율적인 비즈니스를 가능하도록 만드는 것이 ‘XMD SOHO’의 장기적인 목표”라며 “이들을 위한 지속적인 시스템과 서비스를 개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리앙 아이따한

·남대문 한류 패션 모바일 유통 플랫폼
패션 콘텐츠 DB화 중국에 역직구
입점 수수료, 기타 소요 비용 없어

리앙의 ‘아이따한(爱搭韩)’은 동·남대문 한류패션의 세계화를 위한 유통 플랫폼이다. 리앙은 한류패션 기반의 유통 플랫폼을 제공하는 온오프 라인 기업으로, 지난해 3월 한중 모바일 역직구 플랫폼 아이따한을 런칭했다.

아이따한은 ‘한국 스타일(패션)을 매치 있게 잘 입는다’는 의미로, 구글 플레이 스토어를 비롯해 중국의 앱 마켓인 바이두, 샤오미, 360, 완두콩 등에서 다운로드가 가능하다. 안정적인 유통 서비스를 구축하기 위해 중국 최대 규모의 유통그룹인 중국전국화랜상사그룹과도 상품 공급 계약을 체결했으며, 테바글로벌, 큐텐 등과도 업무 제휴를 맺고 있다. 중국 패션전문 전자상거래 기업인 한두이서그룹의 공식 밴더이기도 하다.

이 회사 원종은 대표는 “우리나라 동대문과 남대문 상권에는 실력 있는 패션디자이너와 브랜드들이 많이 있다. 열정을 바쳐 디자인한 제품을 국내 시장에만 판매하기에는 시장도 작고, 경쟁 대비 마케팅 비용도 소요되고 이를 위해 해야 할 일도 많다”며 “중국 내 한국 패션에 대한 높은 관심에 비해 동·남대문에 입점해 있는 개개의 업체가 중국을 진출하기는 쉽지 않은 현실이기에 해외로 진출하도록 도와주는 역할, 판로를 개척하는 역할을 누군가는 해야 한다고 생각해 아이따한을 선보이게 됐다”고 말했다.

아이따한은 동·남대문의 패션 콘텐츠를 DB화해 터치 한 번으로 한국의 의류상품을 중국에 배송해주는 B2B 플랫폼으로, 중국 바이어들이 한국을 방문하지 않아도 의류를 믿고 구매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이를 통해 구매자는 트렌디한 한국 상품을 쉽고 빠르게 구매할 수 있고, 판매자는 한정된 국내 상권을 넘어 중국 시장까지 진출 할 수 있다.

국내 중소 패션업체와 디자이너들이 중국 시장을 손쉽게 진출할 수 있도록 현재 입점수수료와 그 외 소요되는 비용은 전혀 없으며, 공급해주는 가격 그대로 정산하는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입점한 상품들은 리앙과 계약된 중국 내 빅 바이어 확보를 바탕으로 중국 모든 채널에 상품이 노출되고 있다. 즉 판매자들은 손쉽게 중국 진출을 할 수 있고, 구매자는 손쉽게 한국 상품을 만날 수 있다. 또한 리앙은 중국법인 설립으로 알리바바 B2B 전문 쇼핑몰 1688.com 같은 중국 내 중국법인만 입점 가능한 채널을 확보하는 등 상품 공급망 확대에 힘쓰고 있다.

한류 영향으로 중국인들의 동·남대문 방문은 꾸준히 늘고 있지만 10년 전이나 현재나 시스템의 변화가 없는 것이 현실이기에 아이따한은 동·남대문 시장의 패션 콘텐츠를 DB화 해 IT로 연동시켜 중국 내 온라인 채널에 상품을 공급하는데 가속도를 내고 있다. 원 대표는 “동·남대문 상가 판매점은 아이따한 플랫폼을 통해 해외 고객, 특히 중국 고객을 대상으로 한 상품 판매를 쉽게 할 수 있다”며 “앞으로 한류 패션 브랜드의 해외 역직구 시장 진출에 주춧돌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오르그닷 디자이너스앤메이커스

디자이너와 생산자가 만나는 패션 플랫폼
6천여개 브랜드, 6백여개 공장 가입
패션산업의 윤리적 생태계 구축 앞장

오르그닷(대표 김방호)의 ‘디자이너스앤메이커스’는 중소 규모 디자이너 브랜드와 국내 생산 공장을 연결해 주는 패션 플랫폼이다. 온라인 비즈니스를 통해 최종적으로 소비자들이 원하는 오프라인 서비스와 연결시켜주는 일종의 O2O(Online to Offline) 플랫폼 서비스다.

디자이너스앤메이커스는 봉제, 샘플, 패턴, 프린팅, 자수 공장 등이 전국에 분야별로 산재되어 있어 디자이너들이 최상의 파트너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 또한 생산 경험이 부족한 신진 디자이너들을 위해 자재 수급부터 최종 납품까지 일괄 대행하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동이 잦은 디자이너와 작업을 손 놓을 수 없는 생산자의 입장을 고려해 모바일 버전도 출시했다.

흔히 의류업에서는 생산 공장과 브랜드를 연결하는 업체가 따로 있는데, 이들의 존재가 옷값을 상승하게 하는 주요 원인이다. 단계가 늘어나면서 원가가 상승하는 구조인 셈이다. 디자이너스앤메이커스는 이런 단계를 줄여 직접 디자이너 브랜드가 생산 관리를 해 의류 생산 비용 및 관리에 투여되는 비용을 줄이는 구조를 만들었다. 중소 규모의 의류 브랜드와 영세 봉제공장의 자유로운 거래를 도와 자생력을 확보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이다.

현재 디자이너스앤메이커스에는 6000여개 브랜드, 600여개 공장이 가입해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들은 누군가에게 이윤을 빼앗기지 않고 자유롭게 거래하면서 소통하고 있다. 이 회사 김방호 대표는 “디자이너에게는 합리적인 생산비와 소통이 가능한 공장을, 공장에게는 싼 가격만을 고집하는 업체가 아니라 품질에 맞추어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하는 브랜드를 연결시켜 주고 있다”며 “이러한 합리적인 거래 속에 종사자들이 행복하고 합리적인 옷값을 지불하고 옷을 구매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 질 것”이라고 말했다.

디자이너스앤메이커스를 운영하고 있는 오르그닷은 환경과 국내 일자리를 생각하는 의류 사회적 기업이다. 이 회사가 페트병을 재활용해 만든 친환경 기능성 유니폼을 프로야구 팀인 SK와이번스 선수들이 입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자체 캐주얼 브랜드 ‘AFM’ 전개와 유니폼 사업도 있다.

오르그닷은 앞으로 의류업계의 자유로운 거래를 통해 중소 규모의 회사들이 잘 살아갈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갈 계획이다. 특히 대형화되기 어려운 봉제공장의 구조에 맞춘 거래, 이를 통해 중소 봉제공장이 유지될 수 있는 거래 구조를 만드는데 힘쓸 방침이다. 디자이너스앤메이커스를 통해서는 일감을 소개받고 이윤을 빼앗기지 않는 패션산업의 윤리적 생태계를 만드는데 주력하고 있다.

김 대표는 “디자이너 브랜드 입장에서 보면 중간 업체의 불필요한 마진 구조 없이 생산 공장과 직거래를 통해 합리적인 생산비, 생산 관리를 달성할 수 있다”며 “물론 이 과정이 누군가의 개입 없이 이루어지면 좋겠지만 잘 연결해주고 거래의 원칙을 제시해주는 것이 필요한데 이를 디자이너스앤메이커스가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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